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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우리회사를 떠나 보험대리점(GA, 재무설계회사)으로 이직한 한 설계사가 자신의 블로그에 재무설계사의 선택에 관한 글을 올렸다. 내가 도와주고, 상담 툴까지 만들어준 그 블로그. 그 블로그에 담긴 내 노력이 아까운 것보다 더 배신감을 느꼈던 건, 뒤늦게 알게된 그의 계약행태와 그렇게 자랑했던 이전 직장에서 해고를 당한 사유였다. 양심이 없어서 그런지 수치심이 없어서, 나라면 부끄러워서 얘기조차 꺼내지 않았을 말들을 본인 입으로 떠벌리고 다녔던 것을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 그 블로그 글에서는 무조건 보험대리점의 재무설계사를 만나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여기에 얼마전 사무실의 신입FC와도 사소한 입씨름이 있었다. 업무에 있어 유난스런 단호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라, 어지간해서는 다른 사람들과 말을 섞지 않는 편이다. 그냥 나와 뜻을 함께하는 팀블로그의 멤버들과 얘기를 할 뿐. 그런데 다른 FC가 상담 후에 계약한 연금보험을 두고 '그거 종신으로 받으면 수당이 더 많아요!'하는 소리가 내 귀에 들리는 순간, 이성이 좀 흔들렸다. 그래서 내가 '그걸 누가 모르느냐. 그렇게 하면 고객의 재무설계가 아니라 설계사의 수당설계가 되는 거 아니냐.'고 했고, 이에 그 FC는 자신이 이렇게 수입이 많아져서 오래 일하게 되는 게 결국 고객에게 좋은 것 아니냐는 대답을 했다. 거기에 나는 '굉장히 이기적이시네요'라고 말하며 마무리. 한숨이 나올 지경의 상황이지만, 의외로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여기에 일말의 부끄러움을 못 느끼는 사람들도 많고. 그렇기에 행동에 주저함이 없다.

 

이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쓰기를 주저했던 글을 쓴다. 나와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글이기에 내 얼굴에 침뱉기이고, 또 블로그나 쪽지, 메일로 본인들의 합당함(?)을 주장하는 글들이 보이긴 하겠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순하게 대응할 생각이 전혀 없다. 치졸한 비꼼으로 대응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 본인들의 치졸함을 내 블로그에 박제시켜버릴테니까.

 

 

1. 전속 설계사 vs 보험대리점(GA, 재무설계회사) 설계사

 

전속 설계사란 한 회사에 소속이 되어 그 회사의 상품만을 판매하는 설계사를 말한다. 여기에 교차판매제도를 통해 다른 회사의 상품도 함께 다룰 수 있다. 예를 들어 A생명보험이라는 회사에 소속된 전속 설계사가 ㄱ손해보험사의 교차판매설계사로 등록을 해서 A생명보험사와 ㄱ손해보험사의 상품을 동시에 다루는 것.

 

재무설계회사나 XX에셋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고, 인터넷에서는 보험비교몰 등으로 대표되는 보험대리점(GA, 재무설계회사)의 경우에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들과 업무협약을 해서 해당 회사의 상품을 판매하게 된다. 그 회사들의 문구를 자세히 살펴보면 00개의 생명보험사, 00개의 손해보험사 상품을 비교한다고 되어있는데, 각 보험대리점마다 그 숫자가 다르다. 이는 보험대리점들은 협약이 된 회사의 상품만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 보험대리점이 협약을 맺은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의 숫자만큼만 표시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험대리점에 소속된 설계사들은 자신이 속한 보험대리점이 계약한 보험회사의 상품을 다룰 수 있다. 여기서 첫번째 오해가 생겨난다. 소비자들은 그 문구들을 보고 '모든' 보험사를 비교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사전 업무협약이 된 보험사의 것들만 비교를 할 수 있다는 것.

 

나는 인터넷으로만 상담 요청을 받기 때문에, 상담 요청자들은 내가 그들의 첫 재무설계사가 아닌 경우가 거의 전부이다. 본인이 가입한 상품을 뒤늦게 좀 더 알아보려고 검색을 하다가 블로그를 찾아온 경우가 대부분. 그렇기에 나는 스스로를 A/S 전문 재무설계사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A/S 상담을 주로하는 내가 접한 보험대리점의 상품은, 그들이 광고하는 것처럼 다양한 비교를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주로 특정한 2~3개의 회사의, 2~3개의 상품이 주류였다. 이 특정한 회사들의 공통점은 사업비가 높다는 것. 즉 높은 사업비 = 높은 설계사 수당. 각 보험회사를 비교할 때 고객의 입장이 아닌, 설계사 본인의 입장에서 비교한 것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참고 ☞ 2015/02/06 - 종신보험 사업비, 보험사 따라 천차만별 '소비자 주의보 발령')

 

물론 나에게 상담을 신청한 사람들의 경우에 한해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 제대로 비교해서 가입한 사람들이라면 A/S 상담을 굳이 나에게 맡기지 않았을테니, 보험대리점을 통한 계약이 모두 잘못되었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또한 서두에 언급된 두 재무설계사의 경우 전속 설계사였고, 현재 전속 설계사이다. 그 사람들도 수당설계를 했다.

 

결국 재무설계사를 선택할 때 전속 설계사냐, 보험대리점의 설계사냐의 문제보다는 재무설계사의 양심이 더 중요하다는 것. 어느 쪽을 택하든 소비자의 재무설계가 아닌, 수당설계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2. 자격증

 

금융시장은 매우 변화가 빠른 곳이다. 경제 정책이 변할 때도 있고, 세법과 같은 법률이 변할 때도 있다. 그렇기에 재무설계사의 꾸준한 지식함양은 곧 상담의 질과 바로 연계가 된다. 하지만 소비자가 경제나 세법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재무설계사가 몇년 전의 논리를 들이대며 진리인양 떠들어도 그 사실여부를 판단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재무설계나 자산관리에 대한 자격증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관련 자격증은 아래와 같다.

'FPSB KOREA'의 AFPK(국내), CFP(국제)

'한국금융연수원'의 자산관리사(구.은행FP)

'금융투자협회'의 투자자산운용사(구구.증권FP)

'보험연수원'의 IFP(종합자산관리사)

 

물론 이 자격증들이 재무설계사의 양심까지 보장해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몇년동안 재무상담 업무를 해왔다고 하면서 이에 걸맞는 자격증 하나 없는 건 재무설계사 스스로가 부끄러워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알기에 인터넷에 '공인'이니 '수료'니 하며 애매한 말로 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것처럼 위장하는 사례가 많은 것 아닌가.

 

이 자격증의 유무를 확인할 때 주의해야할 점이 하나있다. 그냥 명함에만, 혹은 말로만 있다고 할 경우에는 그 증빙을 꼭 요구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증빙에서 발급기관 등을 한 번 더 확인해야하고.(위 링크들의 발급기관에 ''를 넣은 이유이다.) 이것을 강조하는 것은 그간 자격증 자체로도 양심을 저버리는 재무설계사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취득하지도 않은 자격증을 명함에 넣으며 '관례'라고도 말한다. 심지어는 팀장들이 그것을 권하기도 한다. 자격증부터 속이는 재무설계사에게 당신의 재무상담을 맡겨도 된다고 생각하나.

 

 

3. 재무설계 제시안의 수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바로 이것이라 생각한다. 제시안의 수준은 화려한 PPT가 아니다. 소비자가 가입하고 있는, 혹은 가입을 권할 상품을 어떻게 분석해주느냐이다. 어느 정도 경험이 있으면 초회 상담에서도 가입하고 있는 상품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다. 물론 소비자가 본인이 가입한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왔을 때로 한정된다.

 

가입을 권유해주면서 건네주는 문서나 자료들을 잘 살펴라. 다른 회사나 상품들과 구체적인 비교도 보여주지 않고 내미는 문서는 '증빙'이 부족하다. 또한 각 회사마다 하나씩의 상품을 들고와서 보여주는 것도 '증빙'이 부족하다. 왜냐하면 사업비, 즉 소비자에게 마이너스가 되는 요소는 하나의 회사내에서, 하나의 상품에서, 금액마다, 그리고 기간마다 다르게 책정이 되기 때문이다. 제시안에 힘을 싣기 위해 다른 쪽의 제시안의 사업비를 높여버리는 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상품에 대한 구체적인 시뮬레이션을 꼭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시뮬레이션의 결과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를 통해 변동하는 모습을 바로바로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이해하기 쉽고, 혹여 있을 눈속임도 피할 수 있기에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금이라면, 연금 수령의 유형을 먼저 결정하고, 수령시기를 결정하고, 사업비가 적은 일시납, 단기납, 10년납 이상의 수준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볼 것이며, 추가납입과 선납까지도 고려가 되어야할 것이다. 이 고려사항들이 똑같은 상품으로도 사업비의 차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2015/02/18 - 저축성 보험을 가입할 때 가장 먼저 살펴야할 사업비, ☞ 2015/02/13 - 저축 목적으로 종신보험을? "당신은 바보")

 

이것이 가능하려면 해당 회사의 설계 프로그램을 다룰줄 알아야한다. 각 보험회사에서는 절대로 먼저 사업비 구성의 차이를 먼저 분석해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 분석을 위해서는 재무설계사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고, 그 노력의 결과를 소비자가 상담을 통해서 알아봐야한다는 것.

 

여기서 예선 탈락하는 기준은 회사의 설계 프로그램도 다루지 못하는 설계사이다. 그냥 정해진 포맷대로만 가지고 와서 준비한 화법만 늘어놓고 가는 수준의 상담은 재무상담이 아니라 단순 판매를 위한 시나리오일 뿐이다.

 

이를 위해서 소비자들은 재무설계사에게 질문을 많이 해야할 것이다. 예를 들자면, '55세에 퇴직예정이고 월 300만원씩, 죽을 때까지 일정한 금액을 받고 싶어요. 이걸 일시납으로 준비하려면 얼마를 가입해야하나요? 2년납, 3년납, 5년납, 7년납, 10년납일 경우에는요? 그러면 추가납입과 선납을 최대로 활용한다고 할 때의 최소 가입금액은 얼마가 될까요?'정도. 이렇게 해서 납입기간과 금액을 대략적으로 선정한 후, 그 가입금액의 주변으로 사업비의 효용이 좋은 구간을 찾아보면, 연금에 대한 큰 그림이 구체적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여기에 가정이 더해질 수도 있다. 원래 55세에 퇴직예정이었는데, 일찍 퇴직하는 경우나, 혹은 늦게 퇴직하는 경우와 같은 시기의 문제나 추가납입을 예적금의 용도로 이용할 때 사업비의 차이 등이 또 추가된다.

 

위에서 내가 예시로 들어준 질문들이 한 회사의, 한 상품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질문들을 통해 제안하는 이의 수준과 제안서의 수준을 파악한다면 1번과 2번 항목을 무시해도 무방하다. 다만 보험대리점의 재무설계사를 통해 제시받은 상품의 회사의 상품이 평균보다 높은 사업비를 적용하는 회사라면, 저렴한 사업비를 적용하는 회사의 동일유형 상품으로 똑같은 비교를 먼저 요구해야할 것이다.

 

 

4. 성향

 

사람의 입맛이 모두 다르듯이, 재무설계사의 성향도 제각각이다. 단순히 수당만을 좇아 보장성보험만을 권유하는 설계사도 있겠지만, 정말 보장성보험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그렇게 권하는 설계사도 있다. 자녀를 위한 저축보다는 부부의 노후를 더 우선시하는 나같은 설계사도 있고. 목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설계사도 있다. 그렇기에 소비자는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과 유사한 설계사를 찾아야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의 상담이 좀 더 수월할 것이다. 또한 그 성향에 따라 재무설계사가 분석하는 심도 자체가 다른 것도 사실이다.

 

내 사례를 예로 들자면, 나는 공적연금을 수령하시는 부모님을 두고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준비된 노후가 자녀들에게 주는 안정감을 실제로 느끼고 있다. 그래서 노후 준비보다 자녀를 위한 자금을 먼저 마련하려는 부부들을 만나면 일단 부부의 노후를 먼저 이야기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자녀를 위한 자금을 먼저 마련하고자 한다면 그때 구체적인 시뮬레이션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 불편함을 미리 없애기 위한 과정인 것이다.

 

성향이 다른데서 오는 불편함은 포기해야하는 부분이 생기기에 더 크게 느껴진다. 각 가정의 수입은 한정되어 있고, 그 수입을 적절하게 나눠서 전부 준비하고 싶은데, 대부분은 소득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보장자산, 노후를 위한 은퇴자산, 자녀나 주택 구매를 위한 목적자금은 각 가정의 소득수준에 따라 비율로 정해지기에 어지간해서는 전부를 충족할 수 있는 대안이 나오기 어렵다. 그 과정에서 한쪽이 축소되거나 포기되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는 것.

 

그래서 이러한 심리적인 불편함을 미리 덜어내려면 자신이 추구하는 재무관리와 비슷한 성향을 가지는 재무설계사를 찾는 것이 좋다. 이러한 성향은 재무설계사가 운영하는 블로그나 SNS, 혹은 소개해준 이로부터 어느정도 파악이 가능할 것이다. 만약 이러한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다면 3번 항목이 만족되는 재무설계사를 찾는 것이 가장 좋고.

 

 

그간 재무설계사들의 영업방식은 대부분 스토리텔링에 의존한 감성 마케팅이었다. 좋지 않은 상황을 상상하게 하고, 그에 대비가 되지 않았을 때를 그리게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특정한 상품이 제시되는 방식. 정반대로 저축성보험을 권유할 때는 이점을 상상하게 하고, 장미빛 미래를 제시하며 소비하는 모습을 그리게 한다. 그렇게 진행된 계약이 문제가 없으면 상관없지만, 때로는 소비자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방향일 때가 발생을 하고 이는 결국 재무설계사와 보험회사에 대한 불신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나의 상담 스타일은 감성은 아예 배제되어 있긴하지만, 그 감성 마케팅이 소비자의 이해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 써도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거기에는 반드시 3번 항목에서 언급된 '분석'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From 친네'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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